현지화 에이젼시 - PM, Linguist, OPS, Sales, CxO

One Take is Not possible - 게임 성우 연기자 분들의 노고.

LangShop 2024. 2. 5. 15:43

 

업계 관계자로서 게임 음성 더빙 현장에 지난 20 여년이 넘는 시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글을 쓴 것도 E모사의 게임 녹음 현장에서 감명을 받아 작성했던 글입니다.

 

녹음 부스에서는 이번에 추가된 페이스 캡쳐 작업을 위해 HMC 장비를 착용으로 인해 두통과 멀미와 싸워가며 고분 분투하시는 한 성우님이 한 개의 라인 녹음을 위해 평균 10회 이상의 Take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국어인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녹음되고 있습니다. 절대 성우님의 연기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연출자의 주문, Zoom으로 연결한 고객사의 주문에 맞추어 모두가 만족할 때까지 녹음을 진행합니다. 이 녹음 세션은 영문 녹음의 특수성으로 여러 번의 녹음을 가야 하지만, 다른 한국어 음성 현지화 프로젝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전에 프로젝트 관리자로서 음성 현지화 프로젝트를 진행 시 고객 혹은 프로젝트 매니저로 녹음 세션에 참관하곤 했었는데요.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얘기는 녹음을 진행하시는 주체인 성우 연기자 분들의 노고에 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녹음 현장에서의 주인공은 성우 연기자입니다.

녹음 스튜디오가 하는 일은 어떤 성우 연기자가 가장 어울리는지, 또한 성우 연기자 분들이 해당 작품의 맡은 캐릭터 연기를 가장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게임 출시 후, 유저 분들의 피드백을 모니터링 할때가 많은데요,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유저 입장에서 보면 성우 연기자 분들의 연기를 주관적인 입장에서 조금은 쉽게 판단하시고 칭찬하시거나 혹은 불만을 표현하시기도 합니다.

 다만 관계자로서 녹음 현장에서 보면 성우 연기자 분들의 노력과 노고를 보고 느낄  수 있어 쉽사리 성우 연기자 분들의 연기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게 됩니다.

 

예를 들면, 연기를 위해 사전 프로젝트 정보 숙지는 물론 녹음 전 대본 리딩 등 녹음 세션 이전에 많은 준비를 하게 됩니다.

또한 사전 준비를 많이 한다고 해도 실제 녹음에 들어가면 한 번에 녹음을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녹음에 들어가게 되면 연출자 함께 먼저 연기 스타일, 보이스 톤 등을 맞추어 보게 됩니다. 게임 컨텐츠의 특성상 여러 상황에서 폭넓은 감정연기도 해야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정보가 충분히 있어야 하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이 정보의 부재로 인한 고충은 빼고 얘기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녹음 초반에는 해당 캐릭터의 분위기 등을 맞추기 위해 여러 번 녹음을 진행합니다. 이후 소위 해당 캐릭터 연기에 대해 감을 잡게 되면 본격적으로 녹음을 하게 되는데요. 녹음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컨텐츠가 나레이션 위주이거나, 캐릭터의 성격이 아주 단순하거나, 다른 캐릭터와의 교류가 적은 비교적 단순한 내용이라면 빠르게 녹음이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 대부분의 게임 컨텐츠가 스토리가 점점 복잡해지고, 다른 캐릭터와의 교류 (Interaction)도 많아지며, 한 개의 결말이 아닌 여러 개의 결말로 이어지는 등 컨텐츠가 복잡해지게 됨에 따라 여러 번의 녹음(Take)을 진행해야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성우 분들의 페이가 높다거나, 페이만큼 노력을 안하고 있다 등... 여러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본 많은 성우 분들의 경우,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 처럼 그렇게 페이가 많지 않으며 다만 10줄의 NPC녹음이라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시는 성우 분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게이머 분들이 계시다면,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게임 성우 연기자 분들의 연기를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