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에이젼시 - PM, Linguist, OPS, Sales, CxO

원어 텍스트를 신뢰하십니까? (원어 텍스트 신뢰도 변화와 현지화 에이젼시의 역할)

LangShop 2024. 1. 25. 17:04

필자가 현지화를 시작한 시점은 약 20년 전입니다.

그 때만해도, 세계 동시 출시(Simship)으로 출시되는 제품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 동시 출시가 거의 필수적인 요건으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시장의 변화에 따라, 현지화 프로세스도 변해왔습니다. 오늘은 이런 현지화 프로세스의 변화와 현지화를 담당하는 에이젼시의 역할 변화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현지화 프로세스의 변화

-       원어 텍스트의 신뢰도 변화

  • 일반적으로 번역 작업 시, 원어 텍스트가 완벽하다는 가정하에 진행하게 됩니다. 원어 텍스트를 신뢰할 수 없다면 번역 작업 시 혼선은 물론, 번역물에 대한 평가도 어렵겠죠.
  • 원어 텍스트가 완벽하다는 가정하에서는, 기존에 저희 블로그에서 언급된 용어집 작업, 친숙화 작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용어집이 원어부터 많은 양이 수정이 된다면 효과는 줄어들 수 밖에 없겠죠.
  • 위와 같은 이유로,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원어 텍스트의 완성도가 80~90%이상이 되어야 현지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텍스트 뿐 아니라 기능성 오류가 거의 없는 게임 빌드의 완성도도 높을 때 시작해서, 게임 현지화시 어느 정도 안정된 게임 빌드를 참고 할 수도 있었습니다. 원어 텍스트가 바뀐다고 해도 큰 의미에서 벗어나지 않는 소소한 표현 수정 정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업데이트 분량의 증가

  • 현재는 (특히 AAA 급 타이틀의 경우) 세계 동시 출시라는 목적이 우선시되어, 현지화 작업이 계속 앞당겨 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어 텍스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가정해야 합니다. 당연히 현지화에 소요되는 비용도 증가하게 되지만, 세계 동시 출시라는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감당해야 하는 비용으로 생각하고 있죠.
  • 단순히 용어나 문장의 변화가 아니라, 캐릭터의 속성이 변하거나 아예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 전체 스토리 라인이 수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관련 툴의 지원

  • 이런 환경의 변화에 맞추기 위해, 개발 부서에서 작업한 스트링을 바로 현지화 팀에 전달할 수 있는 툴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툴은 개발 부서의 편의성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현지화 부서에서는 다시 CAT Tool에서 작업하기 위해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문제점

-       최종 버전 관리

  • 파일 버전 관리 툴과 CAT Tool 내에서도 버전 관리가 가능합니다.
  • 다만 실제 프로젝트는 매일 혹은 매주 업데이트 되는 텍스트를 빨리 납품하기 위해 엑셀 혹은 텍스트 파일 형태로 진행하게 되어, 최종 버전 관리를 해두어야 합니다.

 

-       최종 QA작업

  • 최종 버전 파일을 만든 후에는, 전체 파일을 가지고 Text QA작업을 꼼꼼히 진행해야 합니다. 나누어서 작업한 관계로, 전체 내용에 대한 이해도가 작업 후반부에나 가능해 지는 관계로 내용 수정 및 일관성 체크 등 여러 사항을 최종 단계에서 꼼꼼히 진행해야 합니다.

-       다른 연계 서비스와의 순차적 작업의 어려움

  • 게임 서비스에는 현지화 뿐 아니라, 테스팅, 마케팅 등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 테스팅의 경우, (이상적으로는) 기능성 테스트는 이미 완료가 되어 있어야 하고, 현지화 작업이 모두 적용된 빌드가 완성된 후에, 현지화 테스팅이 이루어 져야 합니다. 하지만… 일정을 맞추기 위해 테스팅 작업 조차도 배치로 나누어서 (퀘스트 별 혹은 텍스트 음성을 나누어서…) 진행하는 관계로 부득이하게 같은 스트링을 여러 번 확인해야 하는 이슈가 생기기도 합니다.
  • 마케팅의 경우에도, 최근 런칭 전 마케팅 문서의 경우 부득이하게 최종 결과물이 아닌 작업 중인 현지화 결과물을 유저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       Context, Context, Context!

  • 원어 텍스트가 신뢰할 수 없다는 건, 원어 텍스트내의 오류보다는 계속 변할 수 있다는 의미가 큽니다. 이런 경우 현지화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해당 텍스트의 관련 정보(Context)만 충분히 제공된다면 해당 Context에 맞추어 작업을 진행할 수 있고, 추후 원어 텍스트가 변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많은 Context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우 위에서 언급한 개발 부서에서 작업한 스트링을 바로 현지화 팀에 전달할 수 있는 툴이 단점은, 툴 내의 포맷을 맞추기 위해 Context 정보가 삭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컨텐츠 타입: 일반적으로 인게임 텍스트 내에서 UI 부분을 먼저 진행하고, 오디오 스크립트 작업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파일이 쪼개져서 작업을 하는데, UI, Help, Script 등으로 타입이 나누어지지 않을 경우 일단 작업하고 추후 추가 정보가 오면 다시 수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 또한 음성 현지화의 경우, 스크립트 변경으로 인한 추가 녹음 시, 추가 예산이 소요되어 최종 스크립트로 음성 현지화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추가 녹음 예산 및 일정을 아예 고려해서 작업해야 합니다.

 

현지화 에이젼시의 역할

-       개발사와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 주어진 환경을 바꿀 수는 없지만, 개발사와 현지화 에이젼시 간에 추후 생길 수 있는 이슈들을 리스트업하고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 또한 개발사에서는 개발 진행 상황 및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에이젼시에서는 힘들지만 가진 정보내에서 최대한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적극적인 제안 및 능동적인 대처

  • 위에 언급한 대로 예측하기 어려운 이슈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에이젼시 측에서 적극적인 제안과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 현지화 업계 특성 상, 에이젼시(하청)의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탈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슈 예측

  • 위에서 언급한 이슈 예측 및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이슈를 경험해 본 경력이 많은 인원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라떼는 말이야’ 가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임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현지화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 일정은 빠듯하고 업데이트는 잦아지는 환경이 지속되리라 보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프로젝트 경력이 많은 시니어 급 관리자의 경험과,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주니어 급 팀원의 조화가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