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에이젼시 - PM, Linguist, OPS, Sales, CxO

게임 현지화에는 어떤 번역툴(CAT Tools)을 사용하면 좋을까?

LangShop 2023. 12. 11. 18:47

아래 내용는 외부 기고 글입니다.

 

번역툴의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현지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어떤 툴을 사용해야 좋을지 고민인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사는 번역보조툴, 즉 Computer-Assisted Translation Tool (이하 CAT Tool)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사실 기사 제목만 보면 게임 현지화에 가장 좋은 CAT Tool이 무엇인지 정답을 찍어드릴 것 같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각 개인 혹은 회사에서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정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CAT Tool 결정에 참고가 될만한 몇 가지 정보들과 함께 현지화 업계에서는 어떤 툴이 쓰이는지 현장 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AT Tool의 변천사를 소개합니다

현지화 업계에 20여 년 정도 있으면서 CAT Tool의 크고 작은 변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변화가 더딘 업계인 점을 감안하면 CAT Tool의 변화는 정말 눈부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현지화를 시작하던 시기에는 트라도스(TRADOS)가 CAT Tool의 대명사였고 많은 양의 현지화를 진행하는 큰 IT 기업 내에서는 자체 CAT Tool을 개발하여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면 Microsoft의 ‘LocStudio’, ‘Helium’ 등이 있었는데요, 아래 스크린샷이 익숙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

[사진 1] ‘Microsoft’의 ‘Localization Studio’와 ‘Helium’

사실 당시에는 고객 자체 CAT Tool이 있는 경우 외주 번역 회사에는 무상으로 제공했기 때문에 그냥 쓰면 됐고, 트라도스는 필요한 만큼 구입해서 사용하면 되었던 시절이었습니다. (혹은 개인의 경우 어찌어찌 구해서 쓰기도…) 아래 그림은 트라도스 동글(TRADOS Dongle)입니다, 일종의 라이선스 정책으로 이게 있어야 트라도스를 사용할 수 있었죠. 이 그림이 익숙한 당신은 옛날 사람 인정!

[사진 2] TRADOS 5.5 와 TRADOS DONGLE

더 재밌는 점은 CAT Tool의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보조 툴을 사용했습니다. QA 툴도 따로 운영했고요. 번역 보조툴의 ‘보조’ 툴이 되는 셈이지요. 각 번역 회사의 엔지니어 분들이 파일 형식과 프로젝트 특성에 맞추어 이러한 보조툴을 따로 개발해서 사용했고, 이런 툴을 개발한 엔지니어 분들이 경이롭게 보여 존경하기도 했습니다.

각종 툴들이 발전하는 과도기 시절이었던 만큼 에러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PM 입장에서는 납품 전 클린업 에러가 없는 날은 정말 기분 좋게 소주 한잔 먹을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반대로 끊이지 않는 에러로 새벽에 들어갈 때도 열을 식히기 위해 술은 먹었죠! 얘기를 하다 보니 ‘라떼는 말이야’가 되어 버렸네요.

CAT Tool 춘추 전국시대! 비교 사이트를 활용하자

이제 다시 현재로 돌아오겠습니다. 솔직히 지금은 너무 많은 CAT Tool이 존재합니다. 가끔 CAT Tool을 도입하려는 고객사분들이 문의하실 때면, 이제는 답변드리기 곤란할 정도로 많습니다. 앞서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예. 번역사, 번역회사, 고객사), 사용 목적이 무엇이고 어디에 무게를 두는지 (예. 번역 작업, 번역 프로세스 관리, 콘텐츠 관리 등), 또한 어떤 플랫폼에서 운영하는지 (예. 서버, 클라우드, 프라이빗 등) 등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기준을 정한 뒤에 몇몇 업체에서 제공하는 ‘툴 비교 서비스’를 활용해 보시면 좋습니다.

 

첫 번째. 개인보다는 기업 차원에서 사용할 CAT Tool을 비교할 때

▶ ‘Nimdzi’의 TMS(Translation Management System) 툴 비교 사이트

https://www.nimdzi.com/tms-compare/

 

[사진 3] ‘Nimdzi’의 ‘TMS FEATURE COMPARISON TOOL’ 페이지 (출처: Nimdzi)

두 번째. 개인 번역용 CAT Tool 비교할 때

‘PROZ’에서도 툴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운영 체제, 지원 파일 포맷, 가격, QA 기능, 용어 관리, 호환성, 번역사 관리 가능 여부, 보안 및 MT 플러그인 지원 등을 모두 비교한 내용이 나와있습니다. PROZ 번역사들의 리뷰 및 평가 후기도 함께 보실 수 있네요.

▶ ‘PROZ’의 소프트웨어 비교 사이트

https://www.proz.com/software-comparison-tool/cat/cat_tools/

[사진 4] ‘PROZ’의 ‘SOFTWARE COMPARISON TOOL’ 페이지 (출처: PROZ)

이쯤 되면 “그래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툴은 뭘까?”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이 주제에 대해서도 ‘Proz.com’ 포럼에서 서베이를 진행했네요. 결과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트라도스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 원문 ‘CAT tool use by translators: what are they using?’

https://go.proz.com/blog/cat-tool-use-by-translators-what-are-they-using

[사진 5] 서베이 결과 트라도스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CAT tool 1위로 꼽혔다. (출처: PROZ)

게임 현지화 업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툴은?

지금까지 현지화 업계에서 사용되는 번역툴에 대한 전체적인 이야기를 해보았다면, 이번에는 제 개인 경험과 함께 게임 현지화 업계에서 사용되는 번역툴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PROZ 서베이 1위를 차지한 트라도스가 게임 현지화에도 가장 많이 쓰이지 않을까 예상 가능한데요, 물론 트라도스는 현재 현지화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이 구현되는 좋은 툴입니다. 다만 조금 무겁고 타제품에 비해 비싸다는 점이 걸림돌이었죠.

그런 와중에 2000년대 초반, MemoQ가 등장하고 딱 필요한 기능에 적절한 가격대, 직관적 인터페이스로 유럽 쪽 게임 현지화 업체들이 하나 둘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아시아 시장으로도 넘어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초창기에는 아시아 언어(CCJK)의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게임 현지화 회사와 프리랜서 번역가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전파된 MemoQ는 현재 게임 현지화 CAT Tool로써 꽤나 유명합니다. (유명세를 타면서 가격도 조금씩 오르는 게 함정)

참고로 MemoQ에서 게임 현지화 관련해 E-Book을 배포하고 있는데요, MemoQ 광고를 빼고 본다면 게임 현지화에 대해 잘 정리해 놓은 자료입니다.

▶ E-Book 다운로드: https://www.memoq.com/resources/ebooks/locland-game-localization

 

대세는 MemoQ 이긴 하지만, 가성비가 좋은 SmartCAT, 소프트웨어 현지화에 강한 Phrase 와 의외로 고객사에서 많이 사용 중인 Wordbee도 게임 현지화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사이트로 비교해 보시면 각 툴의 차이는 손쉽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누가 쓰는가’에 따라 CAT Tool 선택도 다르게!

CAT Tool을 선택할 때 단순히 기능과 가격 이외에도 입장에 따라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현지화 업체의 경우에는 보유하고 있는 프리랜서 번역사가 어떤 툴을 주로 쓰는 지도 중요하고, 개발사 또는 퍼블리셔의 현지화 담당자라면 CAT Tool을 활용해 외주 번역회사와 어떻게 파일 및 피드백을 전달할지 등 프로세스 관련한 부분도 고려해야 합니다.

프리랜서 번역사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CAT Tool을 활용할 수 있도록 미리 다루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CAT Tool의 특성상 한 가지만 마스터하면 다른 툴은 금세 터득이 가능한데요, 예를 들어 해당 기능이 다른 툴에는 어디에서 어떻게 구현이 되고 단축키는 무엇인지 정도만 파악하면 됩니다. 또한 주력으로 사용하는 CAT Tool은 본인이 라이선스를 보유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번역 회사 입장에서 CAT Tool 대여도 비용이 드는 부분이기 때문에 라이선스를 보유한 번역가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번역 프리랜서 지망생 또는 현지화 업계 취업 준비생분들은 CAT Tool의 학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엑셀(Excel) 학습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사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툴은 엑셀(Excel)입니다. ‘엑셀이나 워드의 비효율성을 커버하고 번역 메모리 활용을 위해 CAT Tool을 사용하는 건데 엑셀 공부라니?’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간단한 작업의 경우 CAT Tool을 사용하지 않고 엑셀 스프레드시트에서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고객사에서 넘어오는 소스파일의 대부분이 엑셀 형태여서 엑셀은 반드시 중급자 이상 정도 공부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