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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더빙 작업과 성우 연기자의 성대 보호

LangShop 2024. 2. 5. 15:03

 

일부 특정 쟝르 (캐주얼, 퍼즐 등)를 제외하고 게임을 플레이하시다 보면, 내가 맞고, 죽고, 죽을 뻔할 때도 있고, 반대로 내가 공격하면 MONSTER 들이 다시 맞고 죽고 도망가고, 똑똑한 NPC 분들도 약올리기도 하고, 맞고, 죽고 할 때마다 실감나게 성우 분들이 연기를 합니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이런 상황별로 3~5개 정도의 여러가지 테이크를 녹음을 하게 됩니다.

실은 녹음 현장에서 성우분들이 가장 무서워 하시는 분량이 감정쫙잡고 가는 나레이션 및 대화가 아니라, 목소리를 갈아야 하는 위와 같은 부분입니다. 

 

조금 오래된 기사이긴 합니다만, 오늘은 미국의 연예 산업 미디어인 <The Hollywood Reporter>의 기사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Actors Raise Alarm Over Stressful Video Game Voiceover Gigs: “Your Throat Is Carrying a Heavy Load”

번역하자면 성우 연기자들이 성대에 무리를 주는 게임 보이스오버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https://www.hollywoodreporter.com/business/business-news/canadian-actors-alarm-stressful-video-game-voiceover-gigs-1235194845/

 

ACTRA (캐나다 연기자 노동조합)의 조사 내용을 근거로 게임 보이스오버 작업 시 성우의 성대가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입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게임 작업 시에 성우연기자는 맡은 해당 캐릭터가 찔리고, 죽고, 절벽에서 떨어지고, 화염에 휩쓸리는 상황의 연기를 최대한 현실적, 사실적으로 연기를 해야 하고 이것이 결국 시장에서 원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부득이하게 성대에 무리가 가는 극단적인 연기도 해야만 한다.
  •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성우 연기자의 74.32%가 게임 작업 시,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설문 조사의 42.74%가 게임 보이스오버 작업 후 목소리가 정상으로 오기까지 2일 이상이 걸린다고 답변, 또한 27.68%는 성대 보호를 위해 게임 작업을 기피하고 있다.
  • 성우 연기자의 성대 보호를 위해, 매시간 휴식, 보컬 트레이너 지원,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분량은 분리해서 녹음 진행 등의 방안을 추천한다.

 다른 미디어와 달리 게임 컨텐츠의 특수성에 대해 좀더 설명드리자면, Action, RPG, FPS와 같은 쟝르의 게임의 경우 주인공 혹은 플레이어 캐릭터가 여러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 상황에 따른 연기를 여러 버전으로 녹음을 진행해야 합니다.

간단히, 죽거나 다치는 경우에도 여러 종류의 무기(게임 내에 등장하는 모든 무기, 주먹, , 칼 등…)로 여러 상태 (데미지의 상태, 살짝 다치고, 많이 다치고, 죽기 일보 직전, 죽을 때 등)의 연기를 해야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캐릭터가 공격할 때도 여러 무기와 상황(공격 준비, 공격, 공격 후…)에 따라 다른 연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목소리를 갈아야 하는 부분도 어렵지만, 이외에도 여러가지 호흡 (걷기, 뛰기 등…)도 연기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연기를 목소리로만 녹음을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실제 녹음 현장에서는 현실감 있는 연기를 위해 뛰는 호흡에서는 실제로 뛰고, 사격 신에서는 실제로 모형 총기를 들고 연기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국내 게임 녹음 현장에서도 성우들의 성대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30~1시간 녹음마다 휴식, 하루 최대 3~4시간 이하의 녹음 세션,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부분은 마지막 세션에 녹음할 수 있도록 녹음 순서 조율 등 성우 분들이 안전하게 연기를 하실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끔 하루 6시간 이상 녹음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를 녹음 에이전시에서 거부하는 이유가 다 이런 이유가 있음을 양해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